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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tory ( 티비 )

[영화 리뷰] 더 퍼스트 슬램덩크(더빙판) : 포기하는 순간 경기는 진다!

by jinsfafa 2023.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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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전부터 많은 화제를 낳았던 슬램덩크의 극장판을 드디어 관람하고 왔습니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아직까지 상영 중인 걸보고 아이 손을 잡고 온 가족이 함께 관람하였습니다. 벌서 300만을 넘었다고 하니 돌풍이 대단합니다. 

 

  북산과 산왕의 경기를 메인 테마로 이끌어가고 중간 중간 북산 5인의 서사를 넣어 두는 방식으로 슬램덩크 원작의 이야기를 이끌어 갑니다.  평범한 고교 농구팀 북산이 최강팀 산왕을 이기는 이야기는 심장을 요동치게 만들고 짜릿한 감동을 줍니다. 

 

 

 

주인공 송태섭의 시각에서 풀어내는 산왕전

   

  개봉 직 후 신문에서 원작자의 인터뷰를 보고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주인공이 송태섭인걸 알고 있었습니다. 슬램덩크는 강백호라는 걸출한 주인공의 성장기를 그린 만화인데,  이번 영화에서는 송태섭을 주인공으로 하여 영화를 이끌어 갑니다. 원작자는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는 만화에서 다루었지만 송태섭의 이야기는 많이 다루지 못한 아쉬움에 이번 영화를 기획하면서 송태섭을 주인공으로 하여 새로운 이야기의 내용을 추가하였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생각해보니 원작 만화에서 송태섭의 이야기는 많이 없었던 거 같습니다. 아마 있었더라도 기억나지 않는다면 그만큼 인상 깊지 않았다는 거겠죠. 그 덕에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이미 원작 만화의 내용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3-40대 아저씨들에게도 새로운 영화로 다가오게 만듭니다. 

 

 

 

  송태섭의  개인 서사를 이야기 하려니 자연스레 스포가 되겠네요. 결과를 다 알고 보는 슬램덩크이지만 송태섭의 어린 시절 이야기는 새로운 이야기가 될 테니까요. 

 

   형을 따라 농구를 좋아하는 아이였던 태섭은 학교에서 농구로 인정받고 있던 형의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형의 뒤를 이어 농구부에서 농구를 이어가던 태섭은 형의 그늘에 가려 빛을 바라지 못하게 되고, 결국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됩니다. 북산고에서 농구를 다시 시작하게 된 태섭은 치수, 대만, 태웅, 백호를 만나 북산의 5인방으로 전국대회에 나가게 되죠. 

 

   주인공 강백호를 중심으로 이끌어 갔던 원작의 만화의 분위기는 유쾌한 느낌이었다면, 주인공 송태섭의 이야기는 가슴 먹먹해지고 잔잔한 일상의 이야기 입니다. 큰 아들의 갑작스레 잃고 힘들어하는 엄마의 모습, 그런 엄마의 마음을 알면서 형의 몫까지 다해야 한다는 부담을 갖고 사는 태섭과 큰 오빠의 부재를 담담히 받아들이는 막내 여동생의 모습을 그리면서 송태섭이 내면의 슬픔을 보여줍니다. 

 

   산왕과의 경기에서도 가드 역할을 넘어 주장의 몫까지 해내는 태섭의 모습을 그려냅니다. 어린 시절 형에게 주장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던 어린 태섭이 꿈을 이루는 장면입니다.  형의 그늘을 벗어나 최고 가드가 되어가는 모습을 산왕전을 통하여 보여줍니다. 

 

 

빠지면 아쉬운 나머지 4인의 이야기

 

   북산과 산왕전 전국대회 경기를 주된 이야기로 보여주고 중간 중간 각 인물별로 스토리를 보여주면서 슬램덩크 원작의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사실 슬램덩크 원작을 보지 않았다면 초반에는 보기가 힘들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중심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각 인물들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어 극의 흥미를 이어가기에는 충분합니다.  어쩌면 그래서 영화 관람 이후 슬램덩크 만화의 구매가 늘어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원작자의 큰 그림일가요? ㅎㅎ

 

 긴 이야기을 몇 시간에 담는다는 게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불꽃남자 정대만의 스토리와 반할 수밖에 없는 서태웅과 든든한 맏형 채치수, 철없는 농구 천재 강백호의 이야기가 조금 더 담겼으면 하는 바람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극 초반에 나온 강백호의 엘리훕 덩크, 마지막 버져 비터 점프슛이 얼마나 대단한 건지를 느끼기 위해서는 강백호를 알아갈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4인의 이야기들이 펼쳐지면 추억으로 돌아가는 기분입니다. 만화책으로 봤던 내용들이 기억의 저편에서 떠올라 괜한 웃음을 짓게 만듭니다. 나름 만화책의 킬 포인트를 살린 장면들이 산왕전에서 많이 나옵니다. 그럴 때마다 무언가 머리를 퉁 내려치는 기분이 들면서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명대사의 부재: "나는 포기를 모르는 남자 정대만", "왼손은 거들뿐" 

 

  먼저 관람한 지인들을 통해서 스포아닌 스포를 듣기는 하였습니다. 만화의 명장면에서 명대사가 나오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한 분들이 많았습니다. 원작자의 의도일 수도 있겠고,  일본과 한국 구독자들 간의 정서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한국에서만 명대사로 회자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영화에서는 최대한 실제 농구 경기와 같은 사실감을 주려고 노력한거 같습니다. 후반 중반이 되자 모든 선수들은 대사보다 거친 숨소리가 더 많이 들립니다. 그리고 실제 농구에서 슛을 던지면서 대사를 치는 것도 웃기긴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꽃남자 정대만의 명대사를 들을 수 없는건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돌비 사운드를 통한 사실감 넘치는 사운드, 극 적인 장면에서의 실제 만화책을 보는 듯한 화면처리

 

 영화가 시작되고 농구공이 튀기는 소리가 서라운드로 생생하게 들립니다. 마치 농구장에서 듣는 소리처럼 가슴을 쿵쾅 때립니다. 기술이 좋아져서 사운드가 멋스럽게 받쳐주니 극의 몰입도를 더욱 상승시킵니다. 

 

  전반에 대등한 경기를 펼친 북산은 후반이 되자 올 코트 프레스 전략으로 나온 산왕에 한점도 내지 못하고 점수차가 30점이 벌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후반이 끝나 갈 때쯤 점수차는 10점까지 좁히게 됩니다. 감독은 승리를 포기하지 않도록 선수들을 다독입니다. 

 

  포기하는 순간 경기는 지는 겁니다

 

 

 이번 영화를 보면서 가장 와닿았던 대사입니다. 모두가 졌다고 생각할 때, 도저히 안된다고 생각할 때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야 한다는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 이지만 가슴을 때리는 한마디입니다 

 

  강백호는 포기 않고 몸을 던져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 내고 드디어 역전의 순간들을 맞이합니다. 가장 하이라이트 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큰 함성과 소리를 질러야 하는 그 때, 감독은 과감히 모든 사운드를 없애버립니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역전의 골 장면이 나오게 됩니다. 하지만 이내 산왕의 에이스 정우성이 몇 초 남지 않은 상황에 역전 슛을 성공하게 됩니다.   포기하지 않은 강백호는 뜁니다. 송태섭, 서태웅도 뜁니다. 그리고 서태웅이 비어 있는 강백호에게 패스하고 강백호는 점프슛을 통해 역전 버져 비터를 넣습니다. 

 

 여기서의 화면은 마치 만화책의 책장을 넘기는 분위기입니다. 숨막히는 마지막 역전의 순간, 모든 사운드를 없애고 순간순간 정지된 장면을 편집해 두어 옛날 만화책을 넘기며 보던 그 느낌을 재현해 낸 듯합니다. 처음에 사운드가 없을 때는 무언가 아쉬운 듯하였으나 끝나고 보니 그러한 느낌들이 떠올랐습니다. 

 

 

 

더빙판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 

 

  영화의 원래 느낌을 느끼기 위해서는 자막 버젼을 보는 게 맞는 거 같습니다만, 그래도 더빙판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슬램덩크 주인공들은 내 학창 시절 이야기, 내 친구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일본 원작이고 일본 배경의 내용임을 알면서도 어린 시절 보았던 만화의 향수와 TV에서 했던 애니메이션 버전의 영향으로 강백호, 서태웅, 정대만, 채치수, 송태섭은 우리의 친구이어야 합니다. 그들이 일본어를 쓰는 건 용납이 되지 않는 거 같습니다. 거기게 박상민 형님 노래가 나와 주면 전율이 돌았을 거 같네요 ㅎㅎㅎ 

 

  조금의 아쉬운 점은 더빙 성우의 목소리가 조금은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있었던거 같습니다. 강백호의 경우  일부러 저음을 심하게 내는 느낌이 들었고, 산왕의 신현철의 경우 덩치를 보아서는 두꺼운 목소리가 어울려 보였는데, 반전의 목소리를 보여주었습니다. 

 

가시지 않는 여운, 만화책으로 달래야 하나

   

  만화책이 100만 부를 돌파하였다고 합니다. 굿즈 상품을 사기 위해서 아저씨들이 새벽부터 팝업스토어에 줄을 서서 산다고 합니다. 돌풍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아 보입니다. 그래도 아쉬운 마음은 원작 만화로 달래수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 정주행을 한번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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